My Photo Story
남이섬 - 가을을 입다
김종갑
2010. 10. 18. 20:28
모처럼 시간 여유가 생겨서 오랫만에 카메라를 들고 정말 오랫만에 남이섬을 찾았다.
학부시절에 MT와 작업을 걸기위해서 기차를 타고 몇차례 찾아갔던 곳...
20년이 훌쩍 지난 일이지만 옛추억이 어린 곳을 다시 찾으면
발길마다 이미 잊혀졌다고 생각한 지난 추억들이 다시금 새코롬이 솟구친다.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며 저만큼 떨어진 남이섬을 바라보니
오래전의 설레임이 다시금 돋아난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한적한 길로 접어들었다.
남이섬의 외곽길로 가을철이면 많은 진사들과 여인들이 둘러보는 길이다.
사진생활을 하면서 남이섬을 처음으로 찾았기에 한컷 담아본다.
엷은 헤이즈가 끼어있어서 하늘색은 원하던 색이 아니었지만,
그나마 맑은 날씨여서 빛은 어느정도 괜찮았다.
이런 날에 M42 코시논의 빛망울과 아웃포커싱의 능력은 발군이다.
이젠 AF렌즈들은 가격은 비싸도 사진을 찍는 맛이 없어서 잘 사용하지 않게된다.
말라빠진, 아니 죽은 나뭇가지와 북한강을 대비시켜본다.
정태춘의 "북한강에서"처럼 '강물 속으로 또 강물이 흐리고...'라는 노랫가사처럼
보이는 것을 보이게하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힘...
모든 죽어가는 것들은 그 자체로 이미 다른 존재물들을 살아가게하는 생명의 힘을 지녔으리라...
이름도 모르지만 손톱만한 앙증맞는 꽃이 하얀색을 더욱 하얗게 드러내며 한껏 포즈를 취해준다.
가을꽃이 가슴으로 들어오는 이유는 화려하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자신의 모습을 표현해서일까???
가을을 대표하는 은행나무...
생각보다 곱게 표현되지 않아서 아쉬움이...ㅠ
작은 샛길과 의자...
길을 걷다가 이런 탁자와 의자를 보면 이상하게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걸어야 하는 의무감에서 벗어나 잠시 쉴 수 있다는 '빈'에서 느껴지는 작은 틈.
그 틈들이 우리에게 긴장의 줄을 잠시 풀 수 있는 힘이겠지...
아직도 이슬이 마르지 않은 모습에 한컷~
첫배를 타고 들어왔으면 더 생생한 모습을 담을 수 있었을텐데...
마른 강아지풀과 길...
어린시절에 강아지풀은 놀이감 중의 하나였다.
손바닥위에 올려놓고 바닥을 조금씩 꿈틀거리며 강아지를 부르듯이 부르면
점점 기어 올라오던...
가을 정취에 색이 바랜 잡목과 빛망울~
가을 단풍...
은행잎과 마찬가지로 색이 곱지 않다.
가을의 문턱에서 점점 생기를 잃어가는 이름모를 꽃
말라가는 줄기와 꽃잎에서 처절한 한가로움이 느껴지던...
곳곳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국화밭이 있다.
국화는 역시 가을을 대표하는 꽃중의 하나지만,
요즘은 개량을 많이해서 다양해진 꽃의 색을 보면 뭔가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큰나무를 타고 오른 덩굴의 잎에 투과된 빛이 나름 좋던...
역광의 빛을 좀더 강하게 담았으면 몽환적인 분위기가 표현되었을 듯한...
단풍나무나 은행나무 보다 오히려 이런 나무잎들의 색이 더 곱던...
빛이 좀더 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던...
예전에는 없었던 찻집의 문을 배경으로 가을 꽃을 찰칵~
가을 느낌, 가을 빛...
돌담과 가을 단풍...
찍을 때는 별루인 듯 했는데 집에와서 보니
느낌이 좋던...
그 유명한 가을연가의 촬영지인 메타쉐콰이어길...
잎이 떨어져 저 길위를 가득 덮거나 눈이 내렸을 오면
전형적인 사진이 될 듯한...
몇군데 이런 화덕이 있어서 장작을 태우던...
약간 초점을 나가게 담으니 노이즈와 어우러진 느낌이 좋은...^^
중앙 잔듸밭의 풍경...
예전보다 많이 좁아지긴 했지만,
이런 공간을 남겨둘 쥔장의 여유가 보이는...
나팔꽃과 비슷하긴 하지만 훨씬 작고 분홍색이 예쁜꽃.
짙은 나뭇잎을 배경으로 하니 색이 더 잘 살아난 느낌...^^
잎이 물들어가는 모습에서 색다른 느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