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ing in the Morning

빛바라기

김종갑 2009. 4. 13. 20:46



너의 등

                                                            채호기


  여름날 오후 세시, 침엽수처럼 촘촘한 햇빛을 손그
늘로 가리며 녹색 숲을 빠져나오면 거시 환하게 터진,
기쁨으로 푸르디푸른 너의 등이 있네. 물결처럼 퍼지
는 핏줄 속으로 수많은 고기들이 헤엄치는 그곳, 파란
바다 맥박 같은 해조음의 리듬, 날숨 들숨 교차하는
고동 구름 같은 귀를 두드리는 그곳. 깊일 알 수 없는
푸르디푸른 너의 등이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