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죽음의 나무
최 승 호
수음할 줄 아는 나이면 몸 안에
죽음의 나이도 화사하게 꽃 피는 법,
청춘의 꽃 비린내 풍기다 백발되는
정충들 속에 죽음의 씨앗 뿌려놓고
자라나는 죽음의 나무는
뿌리를 생식의 根에 박고 자라난다.
그 무성한 죽음이 잎사귀들이
검버섯.
황혼 속에 서있는 검버섯 노인은
木耳버석 돋은 감나무를 생각나게 한다.
서리에 우수수 지는 잎들,
잘린 꿈의 흔적으로
가슴에 박혀있는 옹이들.
내 나이테는 죽음의 나이테,
죽음은 밖에 있지 않다.
죽음의 나무가 앙상한
몸을 꾸부정하게 뒤틀며 넘어지는 날은
내 몸이 벗어지는 날.
伐木할 수 없는 죽음의 나무
그 뿌리 밑으로
바닥 없는 저승의 강이 흐른다.
나 죽으면
죽음의 나무도 죽고
검은 물이 증발하며
鬼神들도 말라붙는
저승의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