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을 기다리며
신형식
수평선 위에 앉아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이를
기다립니다
제 이름 하나 적지 못한 그리움은
시방도 바다 위를 서성이다
마침내 붉은 입술을 터뜨리고
갯바위에 몸을 던지며
날마다 내 이름 부르다 지쳐
조용히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 그를 위해
꽃으로 피어보렵니다
고백의 뜨거움 한번 없이
내 곁을 맴돌던 겨울은
썰물에 실어보내고
지난 봄에도
후두둑, 그렇게 고개 떨구던
그 분의 고백을
빨갛게 기다려봅니다
사랑은
고독하게 지켜봄이 아니라
누군가의 꽃으로 피는 것이라
떨어짐을 알면서도
혀끝에 꽃 같은 초롱불 켜고
누군가의 꽃으로
피어나는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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