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온에서 와온에서* 도종환 내 안에도 출렁이는 물결이 있다 밀물이 있고 썰물이 있다 수만 개 햇살의 꽃잎을 반짝이며 배를 밀어 보내는 아침바다가 있고 저녁이면 바닥이 다 드러난 채 쓰러져 누워 있는 질척한 뻘흙과 갯벌이 있다 한 마장쯤 되는 고요를 수평선까지 밀고 가는 청안한 호심이 있고 제 안에서 제 기슭을 때리는 파도에 어쩌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래성이 있다 내 안에 야속한 파도가 있다 파도를 잠재우려고 바다를 다 퍼낼 수도 없어 망연히 바라보는 밀물 들고 썰물 지는 바다 갯비린내 가득한 바다가 臥溫에서 나희덕 산이 가랑이 사이로 해를 밀어넣을 때, 어두워진 바다가 잦아들면서 지는 해를 품을 때, 종일 달구어진 검은 뻘흙이 해를 깊이 안아 허방처럼 빛나는 순간을 가질 때, 해는 하나이면서 셋, 셋이면서 하나 도.. 더보기 이전 1 ··· 65 66 67 68 69 70 71 ··· 194 다음